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가 본 썸머워즈. 그리고 의문(?)(스포일러 있숨)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잘 만든)작품은 처음 보는것 같다. 작화 탓인지 몰라도 원피스 극장판은 별로였고, 평가가 좋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아직 못 봤다. 그래서 그런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영화를  봤다.
영화의 핵심은 평범하다. '전통적인 가족애의 소중함과 사람간의 소통과 정의 중요성' 오랜 전통의 무사집안인 가정과 그에 걸맞는 성격의 할머니. 그리고 그녀의 90번째 생신을 맞아 흩어져 있던 대가족이 다 모이고 가족들의 힘으로 가상공간 '오즈'에서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내용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그렇지 않던 편안하게 볼 수있다. 명절에 모인  친적들의 모습은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즈에서 보이는 안정감있는 3D묘사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작화가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다.
그런데 작품을 감상하는 2시간 내내 든 생각은 '작품이 과연 태평양 전쟁에 관한 일본의 면책론을 주장하는가, 그리고 일본의 제국주의(내지는 군국주의) 정신을 옹호하는가?'였다. 개인적으론 아니라고 본다.
우선 여주인공 나츠키네 가문이 대대로 무사 집안이라는 것과 그에 관련된 전통일본풍이 계속 나오는 건데 왜색에 거부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 이라면 거슬릴지도 모르겠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일단 이 작품의 핵심내용은 앞서도 말했지만 전통적인 가족사랑과 사람간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껴보자다. 전통을 강조하려면 당연히 자국의 전통이 소재가 되지 않겠나. 바꾸어 생각해서 이 작품이 한국에서 만들어지면 어땠을까. 아마 자국색이 더 짙으면 짙었지 그걸 무시하고 작품을 만들지 쉽지 않을거다.
굳이 왜 무사를 했냐는 지적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가만히 있기보다 일단 적과 맞서고 보는 가족들을 봤을때 자연스러운 소재같다. 그리고 일본역사에서 유명한 사람들은 대부분 무사 내지는 장군이지 않은가. 역사적 인물들이 대부분 문관인 한국이라 해도 보통 적에게 맞서 싸우는 작품에서 이순신이나 주몽같은 장군들의 혼을 강조한다. 비록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바 있지만 당시의 제국주의적 관점은 이 작품에서 나오는 분위기와 다르다.(나츠키 집안 사람들이 강조하는 선조들도 막부시대 장군들이다)
그리고 중요한 일본 면책론.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극중 오즈를 혼란에 빠트리는 장본인인 러브머신의 배후에 미국이 있고(위성추락은 미국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나오긴 한다)인공위성이 떨어지는 게 원폭을 연상하게 한다는게 주된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감독이 과연 그걸 의도했는지는 의문이다.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집안사람들의 모습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눈앞의 현실인 '할머니의 죽음'에 대비하는 집안여자들과 할머니의 정신을 이어받아 러브머신과 싸우려는 남자들의 모습이다. 맞서 싸우는 모습이 좀 더 우위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딱히 작중에서 어떤게 더 옳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쨌든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들은 하나기에. 게다가 마지막에서 유언대로 첩의 아들인 소비스케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은 가족이 진정으로 하나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제국주의 사상도 감독이 딱히 옹호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일례로 러브머신 타도를 위해 처음에 시도했던 남자들을 중심으로 한 킹카즈마의 '힘'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러브머신을 무너뜨린 건 온 가족이 대동단결하여(그리고 마지막에 원기옥처럼 세계인들의 정성을 모은)친(?)화투였다. 결국 가족들이 명절 같은때 모여서 치는-가족의 중심이었던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기도 했던-화투가 세상을 구한 셈이다. 천둥을 일으키는 도깨비 모양을 한 러브머신의 등뒤에 있는 수레바퀴-가 맞는지는 모르겠다-도 사실상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킨다. 제국주의 좋아하는 사람이 악역 캐릭터에 욱일승천기 같은 디자인을 집어 놓지는 않을거다.
썸머워즈는 사실 굉장히 잘 만든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클라이맥스가 약간 진부한 탓이지 일본의 전쟁무책임론과는 연관이 없다. 혹시라도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그런 의견들에 흔들리지 말고 보기 바란다. 물론 필자의 리뷰도 신경쓰지는 마라. 어차피 누가 뭐라던 영화에 대한 평가는 본 사람 스스로가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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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날로 썼네요;글에서 말한 내용을 보고 신경쓰면서 봤는데 그런건 별로 없어보이고 나름 재밌게 봐서 글을 썼습니다. 내용에 워낙 빈틈이 많아서 리뷰보다는 '그냥 지 생각 대충 썼구나'하고 생각해 주세요^^;그리고 글 말미에도 있지만 제 생각은 신경쓰지 마세요. '썸머워즈는 이런 내용이다!'하고 단정짓는게 좀 그래서 제 해석을 썼을 뿐입니다. 제가 반박하는 포스팅들이 그렇듯이 저도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쓴 거니까요. 그냥 아무생각 마시고 편안히 보셨음 합니다.


by 韓浪 | 2009/08/16 20:34 | 만물견문록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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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깐밤 at 2009/08/17 02:19
그래도 주인장님 말씀처럼 영화평가는 본 사람이 하게돼는거죠.
줄거리도 아닌 개인의 생각만 잔뜩 들어간 리뷰를 보고 보네마네하는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hong9 at 2009/08/17 13:19
안녕하세요~ㅋㅋㅋ 저도 이거 보려고 하는데...... ㅋㅋㅋ
Commented by 韓浪 at 2009/08/17 14:59
깐밤/공감합니다. 저도 처음엔 사람들 평가를 보면서 볼 영화를 결정했는데 답답하고 줏대없어서 그만뒀어요^^;
그런데 리뷰에 줄거리가 많이 들어가면 그거대로 뭐라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스포일러 한다고;

hong9/앗 반가워요^_^/ 썸머워즈 일단 재밌습니다.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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